유방종괴에 관한 두가지 이야기

<첫째 이야기>

어린 나이에 생긴 유방의 거대 종양
어머니 손에 이끌려 들어온 여고 2년생은 나의 진료실을 들어오기 전부터 꽤나 겁이 난 듯 어깨가 움추려 들어 있었고 표정은 매우 두렵고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며  체구는 나이보다 약간은 왜소한 편이였다.
어머니 또한 걱정스런 표정이 역력했고 한편으로는 상기된 모습이었다. 이 모녀의 거주지는 여주로 물어 물어 찾아왔고 그 간의 경위를 어머니가 이야기 하였다. 여학생은 6개월 전인 학기초부터 오른쪽으로만 가방을 메고 오른팔로 앞가슴을 가리기라도 하는 듯, 가방 끈을 잡고 약간 구부정하게 다녔다고 한다. 별 생각 없이 지냈으나 이 학생은 점차 말이 없어지고 목욕탕에는 절대로 가지 않았고 가능한 한 사람과 접촉을 피하려 하였으며, 점차 폐쇠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해갔다고 한다. 어머니가 그 이유를 묻고 그제서야 우측 유방이 매우 커져 (어른 두주먹 크기) 있음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 본원을 내원하였다. 환자를 안심시키고 입원하여 우측 유방종괴를 절제하고 완치하여 7일만에 퇴원하였다. 진단명은 조직검사상 유방 연소성 거대 섬유선종 이었다. 유방 연소성 거대 섬유선종은 청소년기에 매우 빠르게 자라며 치료는 절제술이다.

둘째 이야기

유방에서 발견된 뱀 기생충증 [스파르가노시스 {고충증}(Sparganosis)]
60세 된 여자 환자가 좌측 유방에 직경 0.3~0.5cm 정도의 종괴가 만져져 내원하였다. 이 환자는 3개월 전 준 종합병원에 내원하여 유방촬영 및 초음파를 시행하였으나 특이 소견을 발견하지 못하고 3개월 후 다시 경과 관찰하자고 하여 금일 다시 그 병원에 가서 검사하였으나 종괴는 만져지나 더 커지지는 않았으며 유방촬영 및 초음파에서도 역시 별다른 소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환자는 간헐적인 통증을 호소하므로 의사로부터 3차 의료기관으로 전원하라는 추천을 받았다. 하지만 일단 가까운데서 다시 검사하고자 본원에 내원하였다. 종괴는 좌측유방 9시 방향에 크기 0.3~0.5cm 정도로 고정되지 않고, 약간 정도로 탱탱하고 딱딱하지는 않았으며, 촉진상 표면은 매끄러웠다.  환자에게 조직검사를 권유하여, 국소마취 하에 조직검사를 시행하였다. 조직검사 도중 종괴의 막(capsule)을 열자 은백색의 굵은 실같은 것이 삐져 나오더니 움직이기를 시작하였다. 길이는 10cm 정도. 이것은 뱀기생충인 Sparganum (스파르가눔, 고충)이었다.

수술을 끝내고 환자에게 또다시 병력을 묻고 청취하였다.
① 뱀을 날것으로 먹거나 생사탕 뱀술을 먹은 적이 있는지?
② 산에 가서 고여 있는 물을 먹은 적이 있는지 ?
→ 이 환자는 산에 가서 고여 있는 물을 먹은 적이 있다고 하였다.
조직검사상 : 진단은 유방 스파르가노시스, 이에 대한 치료약은 없으며 절제로 치료한다. 이 스파르가눔은 주로 뱀에 기생하는 기생충으로 과거에는 뱀을 날로 먹을 때 주로 감염되며 또는 스파르가눔에 감염된 새나, 포유류를 먹었을 때도 감염되고 요즘은 주로 산에 고인 물(약수물)을 마셨을 때도 감염 될 수 있다. 이것은 우리 몸 어디든지 돌아다니며 피하조직에 존재하여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